회중찬송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를 기원하며...

데스칸트는 회중이 찬송할 때, 고음역에서 그 노래를 장식하거나 그것에 맞는 대선율을 노래하는 것이다.
상상해보라! 천사들이 노래하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이 회중찬송과 어우러져 온 성전에 울려 퍼지는 그 감동의 시간을...
목사님들, 지휘자들, 찬양대원들, 그 외에 예배음악과 관계된 이들에게 데스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데스칸트를 통해 더 나은 찬송, 더 신령한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도 거의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20년이 넘도록 찬양대 지휘를 해오면서도 데스칸트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 동안은 아무도 내게 그것을 소개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스칸트는 찬양대보다는 회중찬송을 위한 것이고, 지휘자는 자신이 책임을 맡은 찬양에 우선적으로 신경을 쓰게 마련이므로, 그냥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지내온 것이다.
몇 해 전에 목사님께서 찬양대가 예배시간에 데스칸트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작곡을 전공한 지휘자로서 목사님의 권유를 묵과하기도 어려워 일단 한두 곡씩 만들어 하기 시작했는데...
아! 정말 이제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찬송가에 있는 곡들은 많은 사람이 쉽게 부를 수 있어야하므로 대부분 선율흐름이 밋밋하고 리듬도 단순하다. 예배에서 찬송 시간에 오히려 분위기가 가라앉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곡 자체의 그런 특성 때문이다. 근래에는 찬송 순서를 복음성가로 대치하는 교회가 많은데, 그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데스칸트는 이런 찬송가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찬송 시간에 하늘을 날 듯 아름다운 노래가 위에 얹혀지는 것이다.
그 동안 데스칸트를 만들고 예배에 사용해오면서, 그것이 회중찬송과 아름답게 결합하는 그 자체의 목적만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중을 이끌고 북돋우는 역할도 함을 알았다. 데스칸트를 곁들인 곳을 할 때는, 성도들도 데스칸트를 맡은 찬양대에 뒤질세라 경쟁하듯이 큰 소리로 노래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신령하고 아름다운 예배를 만들어주는 데스칸트를 많은 성도들과 나누과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제자 장태승 군도 데스칸트를 예배에 활용하는 것을 알게 되어, 둘의 것을 묶어서 책으로 내기로 하였다. 막상 책이 되어 나온다고 생각하니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불려졌던 곡들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빠진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이 책에 찬송가의 모든 곡이 수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의 협의를 거쳐 가능한 한 제외되는 것이 없게 하기는 하였으나, 예배시간에 거의 불려지지 않는 곡이나 데스칸트와 결합되기 어려운 곳은 제하였다.
데스칸트는 그 용어 속에 '고음'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따라서 당연히 높은음 위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찬양대의 소프라노가 데스칸트를 맡게 되겠지만 아무리 잘 훈련된 대원이라고 해도 모든 절을 데스칸트로 노래하기는 어렵다. 악보를 그릴 때에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작은 음표로 그렸는데, 그런 부분네서는 좀 쉬면서 적절히 힘을 안배하기를 바란다. 어차피 어느 정도의 리허설은 필요할 테니까, 그 때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

작은 규모의 찬양대라면 이 책에 실린 곡들을 찬양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모든 곡이 찬송가의 화성에 맞게 만들어졌으므로 찬송가 합창에 독창자의 데스칸트가 멋지게 결합될 수 있다. 또 고음악기를 반주로 활용하는 교회에서는 악기가 데스칸트를 맡아도 아주 좋다. (데스칸트에는 '고음악기'라는 뜻도 있음) 실제로 한두 곡은 악기를 위한 선율로 만들어진 것이 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모든 곡이 다 악기를 위해 쓰일 수 있다. 악기라면 굳이 지정한 절만을 하지 않고 모든 절을 하거나 적절한 절을 골라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령한 예배를 위해서, 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이 데스칸트가 사용되기를 원한다.

2002년 2월 천광우